이는 국내외 금융사들이 기업 매물을 사들이면서 생긴 변화다. 예를 들어 과거 삼성생명이 소유한 종로타워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부동산 투자 전문 운용사인 이곳은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펀드로 빌딩을 구매한 뒤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공실률을 낮출수록 투자 수익은 오른다. 요즘 부동산 운용사들이 앞다퉈 공유오피스로 빌딩을 채우려는 이유도 빈 사무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부동산 운용사들이 빌딩 사들여
공실률 줄이려 공유오피스 전환
임대료·매각차익 투자자에 배당
대기업도 공유오피스 모델에 관심이 높다.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본사 빌딩을 개인 자리가 없는 공유 오피스로 바꾸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하나금융그룹 등 일부 대기업은 팀 일부만 떼내 공유오피스인 위워크에 입주시키기도 한다. 상당수가 태스크포스(TF)팀으로 딱딱한 기존 사무실을 벗어나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스타트업 위주로 활용했던 공유오피스 모델이 일반 기업의 업무 환경까지 바꾸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 규모는 앞으로 연간 63% 성장해 2022년 77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공유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금도 몰린다.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공유오피스인 EV하이브에 강남 일대 자산가들이 수십억원을 투자해 화제가 됐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네이버,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기업과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2000만 달러 투자에 고액자산가들이 참여한 것이다. 당시 펀드를 조성했던 H&CK파트너스의 김경래 부사장은 “한국에서 공유오피스의 성장성을 확인한 투자가들은 한국보다 젊은 인구와 스타트업이 많은 인도네시아 1위 기업이라면 충분히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고 EV하이브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