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4)
어머니는 바닐라 풍미의 버번위스키 애호가
그러나 높은 알코올 도수가 적응이 안 돼 번번이 실패. 그러다 미국에서 만든 버번위스키를 마시고 맘에 쏙 들어 했다. 부드러운 바닐라 풍미가 좋았단다. 버번위스키는 원료의 51% 이상을 옥수수로 사용하는데, 평소 옥수수를 좋아한 어머니로선 버번위스키가 입에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아들이 언제 새 위스키를 개시하는지 궁금해한다. 종종 위스키가 줄어드는데 범인이 아닐까 의심되기도.
술 약하지만 도수 높은 위스키 선호하는 아버지
애주가 고모는 피트향 위스키
용어사전 피트(peat)
피트란 양치식물, 이끼류, 풀, 관목 등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이탄을 말한다. 위스키 제조과정 중 이탄을 태워 맥아를 건조하면, 특유의 스모키한 향이 위스키에 밴다. 지푸라기 태운 냄새, 암모니아 냄새, 소독약 냄새 등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다.
위스키 제조과정 중 맥아를 건조할 때 피트를 사용한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향인데, 고모는 처음 마실 때부터 좋아했다. 단조롭던 소주 맛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족 모임 때 어떤 위스키를 마실지 가장 기대하고 있는 1인.
사회초년병 20대 사촌 동생은 블렌디드 위스키
여기까지 우리 가족들의 위스키 취향을 살펴봤다. 가족들과 위스키를 마시면 술 자체를 대화 소재로 삼을 수 있어 좋다. 자녀의 취직이나 결혼, 정치 등 누군가 싫어하는 이야기를 피할 수 있다. 같은 위스키라도 서로 다르게 느끼는 맛과 향을 공유하면 그동안 몰랐던 가족의 취향을 알게 된다. 가족들이 위스키 맛을 알기 시작하면 가족 모임 참석률이 올라가는 효과는 덤이다.
추석 제사 음식에 어울리는 위스키는?
위스키는 보통 식후주로 많이 마시기 때문에 과일이나 견과류 등의 안주와 주로 곁들여 마신다. 하지만 맛있는 추석 음식에 어울리는 조합도 있다. 산적, 갈비 등 육류에는 버번위스키가 어울린다. 버번위스키의 바닐라 풍미가 고기의 맛을 끌어올린다. 조기찜 등 각종 생선에는 피트향 위스키. 피트향이 비린 맛을 잡아준다.
실제 피트 위스키를 많이 만드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지역에선 생굴에 위스키를 곁들인다. 밤, 대추 등엔 고도수 위스키를 추천한다. 강렬한 위스키가 얼얼해진 혀를 진정시켜준다. 각종 전에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좋다. 풍부한 개성이 기름진 전에도 지지 않고 혀를 감싼다. 그리고 햇과일엔 블렌디드 위스키가 어울린다.
실제 피트 위스키를 많이 만드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지역에선 생굴에 위스키를 곁들인다. 밤, 대추 등엔 고도수 위스키를 추천한다. 강렬한 위스키가 얼얼해진 혀를 진정시켜준다. 각종 전에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좋다. 풍부한 개성이 기름진 전에도 지지 않고 혀를 감싼다. 그리고 햇과일엔 블렌디드 위스키가 어울린다.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매체팀 대리 kim.dae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