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준치 ‘별자리’ 바뀌어 고민하는 파월 Fed 의장

중앙일보

입력 2018.09.01 01:00

수정 2018.09.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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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합뉴스]

호황의 순간에 맞이한 불확실성은 미 통화정책 수장 제롬 파월(사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도 고민이다. 그는 지난주 미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중앙은행 연찬회 연설에서 복잡한 속내 한 자락을 털어놓았다. 그는 “실업률(3.9%)이 최근 20년 새 가장 낮다.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도 최근 상승해 목표치인 2%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앨런 그린스펀이나 벤 버냉키 전임 의장 시절 같으면 Fed가 좀 더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상황이다.
 
그러나 파월은 “현재처럼 점진적인(0.25%포인트씩)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분명히 했다. 근거는 ‘별자리’가 바뀌어서다. 경제학 표기법에서 따온 은유다. Fed나 민간 경제 분석가들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의 자연 실업률을 나타내는 부호로 ‘u*(유 스타)’, 디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금리 부호로 ‘r*(알 스타)’를 쓴다. 실업률이 u*보다 높으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한다. 파월은 “별(스타)은 금융시장을 항해할 때 통화정책 방향타를 움직일 때 기준인데 미 경제의 ‘스타들(자연 금리, 자연 실업률)’이 2008년 금융위기와 양적 완화(QE) 시대를 거치며 자리 이동을 했다”고 말했다. 자연 금리는 0.5%포인트, 자연실업률은 1%포인트 정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금융위기로 자연금리·실업률 변화
경기 정점서 통화정책 근거 흔들

별자리가 바뀐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와 90년대 신경제 시대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 모두 Fed의 통화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파월은 “(전통적인 스타보다는)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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