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0조370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전 분기 대비 19% 늘었다. 하지만 중국이 연말 3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해 공급량이 늘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반응이라는 분석이다. 발 빠른 투자를 통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SK 편입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생산시설을 확대해왔다. 이천 M14, 건설 중인 청주 공장에 이번에 발표한 이천 신규 공장까지 세 곳에 대한 총투자 금액은 46조원을 넘어선다.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 목적
34만8000명 고용 창출 예상
재계에서는 새 공장 건설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신규 투자로 문재인 정부의 고용창출 정책에 화답함과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이번 증설 투자는 정부·지자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발표에 앞선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 내에 한 대기업에서 약 3조~4조원 되는 규모의 투자 발표와 중기적으로는 15조원 가량이 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김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앞으로 3년간 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