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도보관광 살린 세 공무원
서울 중구청 이경숙(49)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동료들 사이에서 ‘공무원 같지 않은 공무원’으로 통한다.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주무관은 2016년 4월 운영을 시작한 ‘을지유람’ 코스의 산파다. 을지유람은 이름대로 을지로 곳곳의 골목을 누비는 코스. 2016년 서울시 창의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되고, 지금까지 전국의 공무원과 대학원생이 40여 차례에 걸쳐 성공 비결을 배우고자 찾아왔다.
‘을지유람’ 이경숙 주무관
빈 건물에 청년공방 내 볼거리로
상인들 설득해 유람 코스 개발
‘광희문 달빛로드’ 백은정 주무관
벼룩시장 개설, 택견 등 마을 축제
‘시체 나가는 문’ 이미지 뛰어넘어
‘남산, 기억로’ 임은영 주무관
조선신궁 터, 통감부 터 등 엮어
학생들 찾는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먹거리·볼거리 등 적당한 간격 배치가 원칙
협조 약속을 받은 그는 을지유람 코스를 짜기 위해 하루에도 서너 시간 씩 골목을 누볐다. 반년 가까이 하루 4만보 이상 걷는 날들이 이어졌다. ‘공무원 같지 않은 공무원’이란 별명도 이때 얻었다. 이 주무관은 “중구의 산업과 거리를 지루하지 않게 소개하되, 먹거리와 볼거리를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한다는 게 나름의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힘든 순간이었지만 을지유람이 시작된 직후부터는 거리가 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이제는 자기 가게 주변을 소개해 달라는 청탁 아닌 청탁을 받기도 한다.
코스 찾으려 지도 보자 “부동산 투자” 오해도
도보관광코스가 성과를 낳고 있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건물주나 상인 등 이해관계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특히 임대료 인상 문제는 도보관광코스 개발에 있어 피하기 힘든 난제다. ‘을지유람’을 통해 사람이 몰리자 일부 건물주들이 구청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게 대표적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무료로 운영되다보니 문화해설사 동행을 신청해 놓고는 나타나지 않는 관광객도 많다. 지자체 내부의 이해도 필수다. 세 사람은 코스 개발을 위해 PC 등으로 지도를 보는 일이 잦다보니 구청 내외에서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하느냐”는 핀잔을 듣는 일이 많다고 했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건물주들의 이기심이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을 초래하고 이는 도심관광이 축소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이해 관계자들의 적정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공회대성당·향린교회 엮은 ‘민주화 로드’등 두 곳 추가요~
서울 중구청은 이르면 올해 안에 추가로 2개의 도보관광코스를 신설하려 한다. 기존 도보관광코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운데다, 아직도 시민들에게 소개할 만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큰 장소가 많이 남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구가 가장 역점을 들이는 새 코스는 ‘민주화 로드(가칭)’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서막을 알렸던 6·10 시민대회가 열린 서울주교좌대성당(성공회대성당)을 비롯해 당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가 설립된 향린교회 등이 중구에 있다. 여기에 독재 정권 당시 체제 수호의 첨병 역할을 하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남산 북쪽 사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건물들은 리모델링 등을 거쳐 현재는 서울 유스호스텔과 서울시청 남산별관 등으로 쓰인다. 민주화 로드는 이들 민주화와 관련이 깊은 건물과 거리 등을 연계한 코스다. 민주화 로드 조성은 최근 취임한 서양호 중구청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중구는 여기에 을지유람 제2코스를 개발하는 계획도 보탰다. 2016년 4월 시작된 을지유람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기존 코스에 포함되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제2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중구청 실무진들은 을지로 곳곳을 누비며 코스 개발에 나섰다. 서울 중구청 이상준 공보팀장은 “을지유람 제2코스에는 국내 최대의 종합포장 인쇄타운인 을지로 5가 방산시장과, 대림상가 2층의 청년상인 점포, 을지로 노가리호프 골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을지유람 코스의 효과를 체험한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게 주변을 코스에 포함시켜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코스에는 중구의 기존 문화해설사들이 배치된다. 현재 중구에는 88명의 문화해설사가 활동 중이다. 이 팀장은 “노하우가 많은 해설사 인력풀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재미난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구가 가장 역점을 들이는 새 코스는 ‘민주화 로드(가칭)’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서막을 알렸던 6·10 시민대회가 열린 서울주교좌대성당(성공회대성당)을 비롯해 당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가 설립된 향린교회 등이 중구에 있다. 여기에 독재 정권 당시 체제 수호의 첨병 역할을 하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남산 북쪽 사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건물들은 리모델링 등을 거쳐 현재는 서울 유스호스텔과 서울시청 남산별관 등으로 쓰인다. 민주화 로드는 이들 민주화와 관련이 깊은 건물과 거리 등을 연계한 코스다. 민주화 로드 조성은 최근 취임한 서양호 중구청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중구는 여기에 을지유람 제2코스를 개발하는 계획도 보탰다. 2016년 4월 시작된 을지유람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기존 코스에 포함되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제2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중구청 실무진들은 을지로 곳곳을 누비며 코스 개발에 나섰다. 서울 중구청 이상준 공보팀장은 “을지유람 제2코스에는 국내 최대의 종합포장 인쇄타운인 을지로 5가 방산시장과, 대림상가 2층의 청년상인 점포, 을지로 노가리호프 골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을지유람 코스의 효과를 체험한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게 주변을 코스에 포함시켜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코스에는 중구의 기존 문화해설사들이 배치된다. 현재 중구에는 88명의 문화해설사가 활동 중이다. 이 팀장은 “노하우가 많은 해설사 인력풀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재미난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