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우락 페스티벌
지난해부터는 원일 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타장르와의 ‘이종교배’ 보다 우리 음악의 ‘자기 진화’에 포커싱하고 있다. 그는 “여우락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는 흐름이 중요하다”며 “작년 프로젝트 그룹이 음반도 내고 또 다른 공연도 하는 등 여우락이 한국음악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올해는 우리 음악의 3박자에 호응하는 ‘신(信)·신(新)·신(神)’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대금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젊은 창작자 이아람을 음악감독으로 영입해 신선한 감각도 흡수했다.
믿고 보는 ‘신(信)’ 파트의 네 공연은 전통의 뿌리를 이어오는 명인급 연주자를 ‘소환’하는 무대다. 안숙선 명인이 아쟁· 대금 ·거문고· 가야금의 ‘지존’들과 함께 하는 시나위 ‘안숙선의 지음(知音)(13~14일 달오름극장)’은 1994년 초연 당시 “우리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극찬받았던 전설의 공연을 24년만에 부활시키는 자리. 한국적 신화와 설화를 현대적 음악감성으로 재창작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국악앙상블 ‘바람곶’이 6년만에 완전체로 뭉치는 ‘바리시나위(21~22일 달오름극장)’는 대표 레퍼토리 외에 신작도 2곡 준비해 화려한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새롭고 실험적인 ‘신(新)’ 파트 네 공연은 우리 음악의 가능성 그 자체다. 음악감독 이아람과 솔리스트 8명이 전통기악곡 산조를 튜닝하는 ‘after 산조’(10일 달오름극장), 해외에서 열광적 반응을 얻고 있는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의 미발표 신곡을 최초 공개하는 ‘정형과 비정형’(11일 하늘극장) 등이 눈에 띈다.
‘신명(神明)나다’ 파트는 장르간 경계를 허무는 ‘여우락표 콜라보’ 공연들이다. 에스닉 퓨전 밴드 ‘두번째 달’과 경기소리꾼 송소희의 ‘팔도유람’(7~8일 하늘극장)은 티켓 오픈 1주일만에 전석 매진됐다.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와 연희패 ‘유희’의 ‘유희스카’(20일 하늘극장)는 가장 신명나는 무대를 예고했다. ●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국립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