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투어’ 같은 역사서에 응답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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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Chart: Book
유시민 작가의 신간 『역사의 역사』(돌베개)가 7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 25일 출간과 동시에 단숨에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저자는 “목차만 보고 산 독자들이 어렵게 느낄까봐 많이 두렵고, 그래서 예약 판매에 부담이 크다”고 했지만, 기우였다. 구매자의 68.9%가 20~30대 독자다. 『국가란 무엇인가』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이번 책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2500년에 걸쳐 역사를 사로잡은 18권의 역사서를 다룬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부터 사마천의 『사기』,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등을 망라한다. 작가는 명저들에 대해 수긍하고 때로 반문하며 과연 이 역사가들은 역사를 무엇이라 생각했을지 탐문해 간다.  
 
‘완독이 힘든’ 수준의 묵직한 역사서들을 다룬 책이 인기를 끈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작가 특유의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해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역사서의 주요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적 맥락과 역사가의 생애를 일목요연하면서도 친절하게 풀어낸다.  
 
작가는 한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신간을 ‘패키지 투어’에 비유했다. 뭔가를 준비하지 않고도 기본적인 정보와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자유 여행은 그 다음이다. 이 책의 독자들도 재미를 얻고 또 다른 역사서에 도전해 보게 될까. 작가의 진짜 영향력이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