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영화적 감수성을 껴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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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MSFF)
‘미쟝센(Mise-en-scéne)’은 ‘장면화’ 혹은 ‘연출하다’라는 의미의 영화 용어다. ㈜아모레퍼시픽의 토탈 헤어 코스메틱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그대안의 블루’의 이현승 감독은 젊은 영화인들의 감수성 가득한 단편 영화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재능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미쟝센’이라는 네이밍을 부각한 단편영화제 개최를 아모레퍼시픽에 제안했다. 2002년 6월 제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Miseenscene Short Film Festival·MSFF)가 열리게 된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후원은 하되 관여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안정적 운영을 위한 지원은 아끼지 않으면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해 영화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왔다.  
 
덕분에 올해로 17회를 맞은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국내 신인 영화감독의 등용문으로, 또 단편 영화 대중화의 축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한국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가진 ‘명량’의 김한민을 비롯해 ‘곡성’의 나홍진,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등 스타 감독들이 이 영화제 출신이다. 만장일치로만 대상을 선정하는 시스템 등 색다른 심사방식도 영화제의 개성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올해에는 1189편의 작품이 응모해 역대 최다 출품작 수를 기록했다. 이 중 58편이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과 만난다.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4일까지 총 7일 동안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다. 용산에서 새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신본사(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00)에서 개막식과 ‘MSFF 여성감독 특별전’이 열려 더욱 뜻깊다.  


영화제를 총괄하는 집행위원장은 ‘암살’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은 ‘1987’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이다. 영화배우 하정우·배두나·천우희·김의성과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도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올해의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경쟁 부문은 5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사회적 관점을 다룬 ‘비정성시’를 비롯해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 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와 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과 스릴러)로, 각 섹션의 명칭은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 제목에서 빌려왔다.  
 
3개의 특별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시그니처: 하나의 이야기, 다른 영화’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장편과 단편으로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검은 사제들’을 만든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와 ‘용순’을 제작한 신준 감독의 단편 ‘용순, 열 여덟번째 여름’이다. 가까운 미래부터 먼 미래의 풍경을 다룬 ‘미래에 관한 단상들’에서는 ‘구원의 날’ ‘낙진’ ‘멈추지 마’ ‘오제이티’의 4편을 준비했다. 특히 여성 감독이 여성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을 모은 ‘MSFF 여성감독 특별전’에서는 여성들이 ‘더 아름다운 세계’를 살아갈 수 있는 토대의 공감대와 비전을 제한다. ‘수요기도회’ ‘배드신’ ‘마취’ ‘클로젯’ ‘담피소’ ‘옆구르기’의 여섯 작품이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아모레퍼시픽  
 
기간: 6월 28일~7월 4일  장소: CGV 용산아이파크몰·아모레퍼시픽 신본사 2층 아모레홀  
문의: 02-927-5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