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 것처럼 경제정책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끊임없이 보완해야 한다. 정부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 부총리의 직관이 현실에 부합한다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최저임금·경기에 정부 평가도 엇갈려
감속-과속 페달 동시에 밟고 있는 꼴
국제금융 시장의 위기는 때때로 합리적인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전염된다. 뻔히 알면서도 눈 뜨고 당하는 경우가 있다. 거시 경제 기조를 탄탄하게 운용해야 고유가·고금리·강달러의 ‘3고(高) 시대’가 닥쳐와도 이에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고, J노믹스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도 마련된다. 중장기적으로 북·미 핵협상이 잘 타결돼 남북 경협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도 나라 곳간 걱정을 덜 수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재정으로 메운 것처럼,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을 고용보험기금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무리한 정책 실험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는 대신 재정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고용을 줄이는 정책을 마구 써놓고 나랏돈으로 고용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밟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가속과 감속을 같이 하면 엔진이 버텨내기 힘들다. J노믹스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정책 재정비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