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홍영표(3선·인천 부평을) 의원이 선출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치러진 경선에서 78표를 얻어 38표를 얻은 노웅래(3선·서울 마포갑)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친문재인계 주류(홍영표) 대 비주류(노웅래)’의 대결 구도였던 만큼 당초 예상대로 승부는 상당한 표 차이로 갈렸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전날 위문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홍영표하고 협상하겠다고 생각하고 일단은 내 말 듣고 병원에 다녀오시라”고 말할 정도로 당내에선 이미 홍영표 체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홍, 첫 행보 ‘단식 김성태’ 방문
“농성 풀고 대화로 해결해 나가자”
김 “같이 노동운동, 좋은 분 됐다”
일각, 노동계쪽 과다한 대변 우려
정치권에선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强) 대강으로 대립하고 국회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같은 노동운동 출신의 원내사령탑들이 협상 파트너가 되면서 대화 여건이 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업보다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입법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원내내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는 김 원내대표의 천막 농성장을 찾았다. 그는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곤 “우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단식 (농성) 풀고, 우리가 빨리 준비할 테니까 이야기를 해서 좀 해결해 나가자”며 “일단은 건강을 챙겨라. 내가 (경선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가 “같이 노동운동도 한 사람으로서, 대화와 타협을 위해서 서로 진정성을 갖고 풀면 못 풀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런 뒤 함께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할 때 김 원내대표는 “아주 좋은 분이 됐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002년 대선 때 개혁국민정당 조직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돕고 2012년과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친문 핵심 중진으로 분류된다. 그런 그가 원내대표가 되면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비주류였던 우원식 전 원내대표 체제보다 청와대와 더 긴밀히 소통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홍 원내대표가 2001년 참여연대 정책위원을 지낸 만큼 참여연대가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의 핵심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허진·권유진 기자 bim@joongang.co.kr
홍영표(61)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전북 고창 ▶이리고-동국대 철학과 ▶대우그룹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18~20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