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주 “아침에 남편이 문 대통령과 좋은 얘기 나눴다 해”

중앙일보

입력 2018.04.28 02:56

수정 2018.04.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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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이설주의 27일 판문점 방문 소식은 만찬 4시간을 앞둔 오후 2시30분 전격 발표됐다.
 
이설주를 태운 검은색 벤츠 차량이 평화의집 정문에 도착한 건 오후 6시18분이었다. 살구색 치마 정장 차림에 왼쪽 손에 검은색 손가방을 들고 검은색 구두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20여 분 전 평화의집에 도착해 있던 김정숙 여사가 반가운 표정으로 맞았다. 김 여사는 하늘색 정장이었다. 당시 평화의집 1층 로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로비로 들어서자 문 대통령이 이설주와, 김 위원장은 김 여사와 인사를 나눴다.

27일 평화의집에서 열린 만찬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이설주의 손을 잡고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설주는 이날 만찬을 위해 방남했다. [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둘이 인사 나눴나. 오늘 우리는 하루 만에 아주 많은 친분을 쌓았다.”

남북한 퍼스트레이디 첫 만남
이설주 13년 만에 남측 땅 방문
먼저 와 있던 김정숙 여사가 마중
김 여사 - 이설주 음악 전공 공통점

▶이설주=“아침에 남편이 회담을 다녀와서 문 대통령과 좋은 얘기 많이 나누고 회담도 다 잘됐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
 
▶김 여사=“두 분 아까 다리 건너는 모습을 봤다. 얼마나 평화롭던지.”
 
▶김 위원장=“벌써(일찍) 나왔나.”


▶김 여사=“오면서 봤다. 무슨 말씀 하는지 막 가슴 뛰고.”
 
▶김 위원장=“우리는 카메라 피해서 멀리 갔는데 그게 나왔구만요(웃음).”
 
▶김 여사=“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설주=“여사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 대통령=“가구 배치만이 아니라 그림까지 참견을 했는데.”
 
▶이설주=“그래서 조금 부끄러웠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렇게 왔는데….”
 
▶문 대통령=“두 분이 전공도 비슷해 앞으로 남북 간 문화예술 교류에서도….”
 
▶이설주=“두 분이 하는 일이 항상 잘되도록 정성을 기울이겠다.”
 
오후 6시20분쯤 환담을 마친 네 사람은 로비에 걸려 있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설주의 등장으로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처음 만났다. 35세 차이 나는 두 사람은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희대 성악과 출신인 김 여사가 서울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고, 이설주도 예술전문학교(평양 금성2고등중학교)를 나오고 은하수관현악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이설주는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 응원단으로 방한한 경험이 있어 두 번째로 남한 땅을 밟는 셈이 됐다.
 
이설주의 판문점 방문은 어느 정도 관측이 됐다. 김정은 체제 들어 이설주를 여사로 호칭하는 등 북한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로서 존재와 역할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상 국가들처럼 이미 지난달 김정은의 첫 방중 때 동행한 이력도 있다. 일각에선 장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이설주가 동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위문희·김준영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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