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요정 김혜준의 빵투어 ‘플랜트(Plant)’
그런데 아쉽게도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는데 비해 이들을 위한 식품들을 만들고, 판매하는 시장은 생각보다 적다. 특히 비건 레스토랑과 디저트 숍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꾸준한 이윤이 발생한다 해도 비싼 임대료나 유지비를 감당하기에는 모자라 개인이 운영해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구조라서다.
이 공간의 주인공은 이미파(Mipa Lee) 대표. 해외에서 태어난 그는 오래 전 동물 학대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스스로 비건 식생활을 택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당시 낯선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환경에 놀랐고, 스스로를 큰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에 비유해 ‘외계인의 여행(Alien’s Day out)’이라는 타이틀로 서울의 비건 음식과 식당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4년 정도 운영했다. 급기야 2011년엔 인터넷 통신판매로 혼자 디저트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가, 마켓·카페 납품·케이터링으로 사업의 범위를 점차 늘려갔다. 2012년엔 제5회 ‘윈도우 베이커리 컬렉션’에 참가해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플랜트를 접하기 전, 나부터도 비건 디저트와 요리 등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항상 건강한 맛과 맛있는 맛의 경계에선 만족스러움을 느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이 대표는 비건 베이킹의 원리와 맛을 쉽게 알려주었다.
비건 디저트라도 충분히 맛을 내기 좋은 재료는 얼마든지 많았다. 일단 계란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아마씨·애플소스·바나나· 비네거·두부 등을, 우유 대신에는 두유와 코코넛 밀크 또는 크림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가루와 액상재료 모두를 한데 뭉치기 위해 필요한 버터 대체물로는 비건용 버터나 마가린, 카놀라오일과 같은 식물성 오일들을 쓸 수 있다. 여기에 맛을 더하는 무기로 카카오 오일이 들어간 다크 초콜릿과 과일 퓨레, 건과일 등을 쓰기도 한단다.
이 대표는 “디저트뿐 아니라 비건을 위한 빵을 만드는 것이 플랜트의 최종목표”라고 말한다. 앞으로 플랜트가 건강을 위해, 철학을 위해 남다른 식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이들에게 활력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
▶플랜트 디저트 카페 1호점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63-15 1층
070-4115-8388
월~토, 오전 11시~오후 8시
2호점 카페&키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30-43 2층
02-749-1981
월~목 오전 11시~밤 9시
금~토 오전 11시~밤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