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산시장·경남지사 석권 총력전
수도권·PK 최대 승부처 떠올라
민주당 서울 경선 결선투표 갈 수도
한국당 김문수 완주 여부 관심
역대 선거, 대통령 지지도와 맞물려
“정책선거 실종 가능성” 우려도
김문수 전 지사의 완주 여부도 관심이다. 김 전 지사는 “중도하차는 없다”고 말하지만, 정치권에선 “지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경기지사 빅딜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망이 끊이질 않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김 전 지사가 정치적 상징성 있는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듯하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유권자에 의한 박원순·안철수 양자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경우 접전 가능성도 있는데, 진보 진영이 박 시장에게 결집하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지사를 두곤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우위이나 전해철 의원이 친문(親文)을 내세운다. 한국당에선 남경필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한다. 수도권의 한국당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재명 시장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 보수세가 강한 경기 북부에서 지지도가 높은 남 지사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선 ‘친문 대 친박’의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운 한국당 소속의 유정복 현 시장이 재선을 목표로 뛴다. 민주당에선 친문 색채가 강한 박남춘 의원이 앞서가는 가운데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교흥 전 의원이 ‘준비된 시장’을,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첫 여성시장’을 내세우며 경합 중이다.
안희정 영향력 사라진 충청 민심 안갯속
민주당의 부산·경남(PK)에서 승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래 숙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직접 ‘판을 짠’ 이유다.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부산시장은 물론 경남지사까지 석권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에선 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한국당의 서병수 현 시장과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다. 오 전 장관은 2014년 선거에선 1.3%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경남에선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한국당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리턴매치를 벌인다. 두 사람은 2012년 19대 총선 때 김해을에서 맞붙어 김 전 지사가 5136표(4.2%포인트) 차로 승리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5일 후보로 확정된 뒤 “제 생명과도 같은 경남을 지키겠다”고 했고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자”고 말했다.
울산은 한국당 김기현 시장 대 민주당의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대결을 벌인다.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시장 비서실을 압수 수색을 한 일까지 겹치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의 마지막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선 한국당에 민주당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의 경우 대구에서 권영진 현 시장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재만 전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경북에선 김광림·박명재·이철우 의원과 남유진 전 구미시장 등 각각 네 명이 경선을 치른다. 결과는 8일 나온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23년 만에 경선을 치르는데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이승천 전 국회의장실 정무수석비서관, 임대윤 전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사회조정1비서관 등 3명이 경쟁한다. 경북도지사 후보론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에선 대전시장에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충남지사에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 충북지사에 이시종 지사와 오제세 의원이 도전했다. 한국당은 대전에 박성효 전 시장을, 충남에 이인제 전 경기지사, 충북에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을 공천한 상태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 추문에 이은 하차는 결과적으로 충남지사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날 것 같다”며 “유권자의 이념성향 등 펀더멘털을 보면 여당 우위의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올드보이(이인제)라 인물 변수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도에선 평창 올림픽의 순풍을 탄 민주당의 최문순 지사의 3선 가도에 한국당의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이 도전장을 냈다.
호남에선 민주당 경선이 본선처럼 여겨지고 있다. 광주에선 강기정·양향자·이용섭 예비후보 등 3명이 경쟁하고 있고 전남에선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장만채 전 전남 교육감이, 전북에선 송하진 현 지사와 김춘진 전 의원이 공천을 받기 위해 다투고 있다.
제주에선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는 원희룡 지사의 재선 도전에 민주당 김우남·문대림 예비후보가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김방훈 도당위원장이 공천됐다.
민주당 기존 9곳에 얼마나 더 추가할까
1995년 지방선거 이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은 3~9곳을 차지한 데 비해 한국당은 5~12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그간 최고 성적을 거둔 2014년(9곳) 기록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9+α다. 한국당의 홍준표 대표의 마지노선은 현 단체장이 있는 6곳(부산·대구·인천·울산·경북·경남)의 사수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최고 성적을 갱신하겠다는 것이고, 한국당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일만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한국당이 낙관할 처지는 아니다. 일단 대통령 지지도가 70%대로 고공행진 중이다. 민주당이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노무현’ 경력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6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허용키로 결론냈을 정도다. 역대 선거에서 여당은 대통령 지지도가 낮으면 고전했지만, 높을 땐 선전했다. 야당이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이 16곳 중 12석을 휩쓴 2006년은 노무현 정부 4년 차 때였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과거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번 선거에서 보수야당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두 정당 격차가 30%포인트인데 샤이보수가 있어도 역전시키기 쉽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판세가 기울어졌다는 데 동의했다. 가 교수는 “네거티브로 통한 흠집 내기나, 정책 대결이 아닌 포퓰리즘으로 선거가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