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매력 7년 뒤엔 사라져 … IT·유기농·의약 등 육성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18.03.24 01:43

수정 2018.03.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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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현지 르포 

풍둑텅 메콩경제개발연구원장

“베트남 경제는 전환점에 섰다.”
 
풍둑텅(Phung Duc Tung·사진) 메콩경제개발연구원(MDRI) 원장은 “새로운 출발점에 선 베트남 경제의 목표는 산업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MDRI는 서방 경제 전문가들이 베트남 최고 경제연구소로 꼽는 곳이다.

풍둑텅 메콩경제개발연구원장
노동생산성 한계, 산업구조 재편
한국이 IT·교육 등에 투자해주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나.
“올해로 베트남 정부가 86년 도이모이(개혁과 개방)를 선언한 지 32년 정도 됐다. 1993년 전체 인구의 60% 정도던 빈곤층이 2014년엔 13.5%까지 줄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 세대 동안 22배 늘었다.”
 
지금처럼 해나가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낮은 임금의 매력을 찾아 들어온 외국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했다. 낮은 노동생산성이 첫번째 한계이자 과제다. 연 10%씩 증가했던 생산성이 지금은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6~7% 사이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사이공 이노베이션 허브에 모인 젊은이들이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임금마저 오르면 외국인 투자가 빠르게 줄어들지 않을까.
“베트남 정부와 우리 연구원이 분석해보니 2025년부터 저임금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정도 남았다. 서둘러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1인당 GDP를 2035년까지 지금의 다섯배인 1만 달러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경제가 해마다 6~7% 성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산업 구조를 지금과는 다르게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 정부는 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 조립생산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을 육성하려고 한다. 또 유기농 육성과 천연 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정했다. 서비스도 단순히 유통이 아니라 교육산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한다.”
 
새로운 전략에 비춰 한국 기업의 역할은.
“베트남 정부와 젊은이들은 한국의 뛰어난 정보기술(IT) 등을 배우고 싶어한다. 또 단순 조립보다는 유기농업과 의약품 개발, 교육 비즈니스 등에도 투자해주길 바란다.”
 
강남규 기자 dism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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