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비행산수(飛行山水) 시즌2 ① 서울 : 백악에서 관악까지
풍경을 키웠다가 줄이고, 죽였다가 살립니다. 그림이니 가능한 일입니다. 0.03㎜, 0.05㎜, 0.1㎜, 0.2㎜ 펜으로 그립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수도 서울입니다. 아래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가 백악산입니다.
『한양읽기 궁궐』을 펴낸 홍순민 선생은 말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백악산을 북악산이라고 불렀어요. 그게 습관이 돼 지금도 잘못 쓰고 있어요. 조선왕조실록에는 백악이 150회, 북악은 15회 나와요.
그나마 다섯은 다른 곳을 가리켜요. 그것도 주로 누가 한 말을 옮겨 적었고요. 백악은 공식 문서, 법전, 지도, 지리지 등에서 써온 움직일 수 없는 명칭이에요. 지금도 지리적 공식 명칭은 백악입니다. 바로 잡아야지요.”
한강 건너 저 뒤가 관악산입니다. 오른쪽 흘러내리는 장대한 바위는 인왕산입니다. “아빠, 우리 집 어디야?” 산에 오른 아이는 궁금합니다. 남쪽에서 날아온 비행기 뒤로 꽃비가 난만합니다.
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