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 서른 세 번째 질문
명상을 포함한 마음의 영역에 대한 대학과 연구소들의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는 지난해 말 의과대학 내에 마인드풀니스(마음챙김)과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필요한 자금과 장비·인력을 투입해 마인드풀니스가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대는 이에 앞서 2016년에 “지혜”를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버클리대도 “더 큰 선(善) 사이언스센터”에서 용서, 감사, 행복, 마인드풀니스, 이타주의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는 ‘자비의 헌장(Charter for Compassion)’에 동참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자비의 헌장’은 영국의 종교학자이자 『축의 시대』『신을 위한 변론』 등의 저자인 카렌 암스트롱이 지난 2008년 TED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카렌 암스트롱은 모든 종교의 핵심은 다른 이들과 공감하는 것이라며, 다른 이들을 나와 같이 대하는 마음이 종교와 삶 속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달라이 라마와 데스몬드 투투 주교를 비롯해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개인들이 헌장에 서명했으며, 전 세계 45개국, 300개 이상의 공동체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 공감하는 능력과 자비는 우리 시대가 직면한 분열과 대립·소외를 뛰어넘을 수 있는 우리 안에 내재하는 힘이다.
지난 몇백 년이 눈에 보이는 물질이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지금 세계는 이처럼 자비·용서·지혜·명상과 같이 보이지 않는 가치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예전에는 종교와 신비주의, 수행자들의 영역에 속해 있던 가치들이 이제는 일상의 문화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은 과학과 만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고 있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수행법은 이제 어린아이들의 교실에서도 가르쳐지고 있다. 이는 곧 겉으로 드러난 성공만을 좇는 삶과 사회는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를 행복하게 하지도 못하고, 삶을 지탱해주지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내 삶의 중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가치들로 이뤄져 있는지 돌아볼 때다.
쥴리안 리 앤컴퍼니 대표, 아르스비테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