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내놓은 ‘한반도 권역별 기류 유입 특성 및 오염물질 별 국내외 기여도 연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중국발 오염물질의 비중이 제주도는 68.7%, 백령도는 62.3%, 수도권은 5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시내 미세먼지의 55% 가량이 국외에서 유입된 것”이란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할 때에는 중국발 오염물질 비중이 80%까지 치솟는다. 중국발 오염물질 중 상당 부분은 우리의 서해안과 인접해 있는 산둥성에서 유입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 5월~6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관측한 미세먼지 농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의 전체 미세먼지가 100이라고 할 때 이중 22%가 산둥성에서 유입된 것이었다.
절반 이상이 중국발 오염물질
상당 부분은 산둥성에서 날아와
미세먼지 심할 땐 80%까지 유입
베이징 공장 이전 역풍
철강 공장 등 900여 개 옮겼는데
상당수 한반도 인근에 이전 의심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분진흡입차 92대 운용 도로 청소
열화상 카메라로 공회전 차 단속
중국은 서해안으로 공장 옮겼나
중국 공장 중 상당수는 징진지 인근 지역으로 옮겨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갑작스레 생산·소비거점에서 멀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공장이 오염물질을 내뿜는 건 사실이지만, 고용과 소비라는 경제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무작정 해안선으로 옮겨질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중국은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거의 전역에서 공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인접한 산둥성 등에도 대기 오염원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병철 서울시 대기정책팀장은 “산둥성이나 저장성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지역에 얼마만큼 공장이 늘어나고 있는지, 또 어느 정도 대기 오염 물질이 발생하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자료조차 없다”며 “중국 정부가 일부러 해안선에 기존 공장들을 이전시킨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공장의 절대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2016년 발행된 ‘중국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공간적 분포(Spatial Distribution of Coal-Fired Power Plants in China)’ 연구에 따르면 1998년 해안 지역인 산둥성과 저장성 일대의 총 석탄발전용량은 각각 10GW(기가와트)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는 각각 65GW 선으로 6배 이상 늘어났다. 석탄화력발전은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다. 그만큼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늘어났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언제쯤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중국 리간제(李干杰) 환경보호부장은 19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2035년까지 생태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이 때가 되면 미세먼지의 전국 평균 농도가 국가표준인 35 ㎍/㎥ 아래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20년은 더 있어야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환경보호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338개 도시의 지난해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47㎍/㎥로 국가표준보다 34% 정도 높다.
서울시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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