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올림픽 기업 마케팅 전쟁 … 윤성빈 헬멧 만든 HJC 뜻밖의 홍보 효과
#2. 9일 올림픽 개회식의 숨은 주인공은 인텔이었다. 드론 1218대가 군무를 펼치다가 다양한 형상과 오륜마크를 그려낸 ‘드론 라이트 쇼’는 행사의 백미로 꼽혔다. PC용 프로세서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인텔은 드론·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다루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올림픽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고 새로운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장으로 평창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알리바바 중국 기업으론 첫 계약
IT 기업 변신한 인텔은 드론쇼
‘올드 보이’ 맥도날드·IBM·코닥
투자한 만큼 수익 안 나자 이탈
실제로 ‘올드 보이’들의 이탈이 눈에 띈다. 76년부터 올림픽을 후원했던 맥도날드는 평창을 마지막으로 41년 인연을 끊는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성장 전략을 재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투자 대비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리우 올림픽 흥행 참패가 결정적 배경이 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3110만 명이던 미국 내 프로그램당 평균 시청자 수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2580만 명으로 줄었다. 반면 후원 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TOP 스폰서십의 경우 4년간 1억 달러(약 108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IOC가 2021년 이후에는 이를 두 배로 증액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오랜 기간 후원해 온 IBM·코닥·존슨앤드존슨·UPS·제록스 등이 이탈했다.
새로 진입하는 기업도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1월 중국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TOP 계약을 맺고 2028년까지 올림픽을 후원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2년간 후원 금액은 약 8억 달러(약 8632억원)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올림픽 국내 파트너인 KT가 5G 서비스로 관심을 끌었다.
반면 TOP의 하나인 삼성전자는 참가 선수들에게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지급한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개최지에 세웠던 대규모 홍보관도 이번에는 만들지 않고 평창에 체험관만 운영한다. 2014년 신동빈 회장이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은 후 올림픽 후원사로 평창 띄우기에 나섰던 롯데도 오너의 구속이라는 돌발 상황에 주춤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