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의 ‘페이스북 사회관계망분석’에 따르면 안 대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대표,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보수 클러스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에 출마한 각 후보자들의 출마선언 공식포스트에 좋아요를 눌렀던 지지자 1만10명이 다른 어떤 페이지에 동시에 좋아요를 눌렀는지를 조사한 다음 이를 연결강도에 따라 구분한 결과다. 이 교수는 “안철수-문재인을 동시에 좋아한 사람보다 안철수-홍준표를 동시에 좋아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보수냐 진보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보인 집합적 판단에서는 안 대표가 보수 쪽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수 클러스터에 가까운 안철수
“안 대표 적극 지지층 약한 반면
진보·보수·연령별 고르게 포섭”
정보 취사선택 편향된 SNS
문화·오락까지 끼리끼리 확산
사회통합 저해하는 부작용 우려
현실과 보수·진보 경계 일치
실제 페이스북 사용자들도 정보 취사선택에 편향이 생긴다는 점을 인정한다. 대학원생 김수정(30)씨는 “주로 정치 뉴스를 읽기 위해 수시로 페이스북을 보는데 굳이 나와 생각이 다른 글들을 보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성향상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기사나 글은 제목만 보고 거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이모(37)씨는 “카카오톡 단체방은 자기 정치성향에만 맞는 글을 올리는 친구들이 많아서 불편했다. 페이스북은 내가 읽고 싶은 정보들이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유명인 중엔 손석희, 기업 중엔 LG 좋아요
반면 홍준표 대표 페이지에 지지를 표했던 사용자들은 단체 중에선 자유한국당, ‘우리는 우익이다’, ‘건전사회를 위한 국민의 힘’, ‘대한민국 국방부’ 등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에선 LG, 롯데, CGV, 현대자동차 페이지가 지지를 받았다. 유명인 중에선 MBC 김세의 기자 페이지에 좋아요를 많이 눌렀으며 기타 페이지에선 유머저장소, 네임테스트 등이 선호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보수·진보 구분이 단순히 정치적 선호를 넘어서 뉴스를 소화하는 플랫폼과 문화·오락·취미 선택까지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분석결과를 보면 보수·진보 진영이 정치집단에서 뿐만 아니라 언론사, 오락·문화 사이트 선택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선호를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진보 지지자들은 진보언론만 보고 진보 성향 문화 페이지만 주로 찾아다닌 것이고 보수 지지자들은 반대로 한 것이다. 이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하고만 어울리려는 이른바 ‘동류선호’가 정치 분야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통합 차원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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