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 21세기폭스 매각한 머독
머독의 관심이 이제 보도채널 CNN에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CNBC 등 언론에 따르면 머독은 최근 이동통신업체 AT&T를 상대로 CNN 매수 의사를 두 차례 전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AT&T와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의 합병 심사 과정에서 타임워너의 자회사 CNN을 문제 삼아 승인을 내주지 않는 틈을 교묘하게 파고든 행보다.
‘폭스+WSJ+CNN’ 구도 위해
라이벌 터너의 CNN 인수 야심
그렇지만 CNN 입장에서 머독의 인수 시도는 매우 불편하다. CNN은 태생부터 머독과 ‘필생의 라이벌’인 테드 터너(79)가 1980년에 세운 뉴스회사다. 90년대 머독은 폭스뉴스, 터너는 CNN으로 뉴스 산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2003년 터너가 아메리칸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실패로 미디어 업계를 떠난 후, 머독은 집요하게 타임워너와 CNN 인수를 시도했다. 논조 측면에서 봐도 머독이 CNN을 인수합병(M&A)할 경우, CNN은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머독 진영에는 현재 미국의 보수 언론을 대표하는 폭스뉴스, 친시장적 논조가 확고한 ‘월스트리트저널’이 있다.
AT&T의 CNN 인수를 못마땅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1세기폭스와 디즈니의 M&A에는 호의적인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번 딜이 일자리 창출에 훌륭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AT&T의 타임워너 인수 문제를 놓고선 “미국의 국익에 해롭다”고 비판했다. 다분히 CNN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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