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의 Back to the Seoul] 남산야외음악당(1963~1980)
조개껍데기 모양의 콘크리트 셀 구조인 야외음악당은 건축가 안병익의 작품이다.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음악당은 정작 공연보다는 정치 집회나 종교 행사에 더 많이 사용됐다. 67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윤보선의 선거 유세에는 무려 25만의 인파가 몰렸다. 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날에는 대형 TV를 설치하고 밤늦도록 달 착륙 광경을 중계했다. 73년 부활절 예배 때는 박형규 목사가 ‘민주주의 부활’을 외쳤다가 내란예비음모로 구속되기도 했다. 60년대 후반 이후 정작 음악회는 일 년에 몇 번 열리지도 않았다.
노후화로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야외음악당은 차량 소음으로 음악회를 열기가 힘들고 맞은편 국립중앙도서관(구 어린이회관)과 남산도서관의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명분으로 80년 결국 철거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