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뉴 노멀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등 최근 급부상한 기술 분야 덕분이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읽고 쓰는 속도는 느리지만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자료가 손실되지 않아 데이터 저장용으로 널리 쓰인다.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 소형 저장장치(SD카드)에 이어 하드디스크를 이을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활용폭이 커지는 이유다. 전 세계 곳곳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짓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의 경우, 부피가 상대적으로 작고 전력소모와 발열도 적은 SSD 없이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차량용·클라우드 등 활용도 높아
점유율·기술력 앞선 삼성이 지배
반도체의 쓰임 폭이 넒어짐에 따라 삼성 역시 스마트폰·PC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IoT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128기가바이트(GB) 내장형 UFS(eUFS)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eUFS는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이를 제어하는 전용 컨트롤러를 함께 부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차간거리 유지나 차선 이탈 시 경고 등 빠른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장치”라며 “내년부터 유럽 자동차 전장 시장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 삼성은 독일 자동차 메이커 아우디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5년 206억 달러(약 23조6000억원)에서 올해 말 280억 달러(약 32조원)로 연 평균 9% 성장할 전망이다. 차량용 AP시장은 미국 엔비디아와 일본 르네사스가 8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