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놈코어와 에포트리스 시크는 전 세계 패션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됐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대충 걸쳐 입은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잘 계산된’ ‘신경 쓴 티는 안 내면서 감각 있다는 소리는 들어야 하는’ 패션이란 게 어디 쉬운 일인가.
RADO & DESIGN <1> 컬러 포인트
은근하게 맵시 뽐내기 … 에포트리스 시크
일단, 태양빛에 검게 잘 그을린 손목 위에 살포시 올려진 흰색 시계를 상상해 보자. 시원해 보인다. 『색의 신비』 저자인 잉그리드 리겔 교수는 “흰색에서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연상들은 밝음과 빛과 태양이다. 그 다음에는 구름·연기·거품·포말, 그리고 특히 눈(雪)과 사막의 흰 모래, 사구, 해변이 연상된다”고 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 딱 맞는 색이다.
다른 컬러들은 어떨까. ‘시계를 찼다’는 것만으로 놈코어 스타일의 고수로 보이길 원한다면, 스위스 시계 메이커 라도(RADO)의 ‘트루 씬라인 컬러즈(True Thinline Colors)’를 눈여겨볼 만하다. 라도 제품 중 가장 얇은 세라믹 워치인 트루 씬라인은 쿼츠 모델의 경우 케이스 두께가 겨우 4.9㎜밖에 안 되는 수퍼 슬림 컬렉션이다. 손목에 흰 우유를 흘렸나 생각될 만큼 부드럽고 가벼운 흰색은 물론 시크한 차콜 블랙, 다크 블랙 등의 컬러가 있다.
그리고 최근 잉키 블루, 포레스트 그린, 루너 그레이, 초콜릿 브라운이 추가됐다. 한눈에 들어오는 화려한 색상 대신 볼수록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컬러들이다. 하이테크 세라믹 표면에 무광·유광을 번갈아 처리한 질감 패턴 덕분에 낭만적인 색감이 더욱 빛난다.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스틸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세라믹 특유의 질감과 색감이 평범한 스타일에 ‘한 끗 차이’ 세련됨을 얹어준다. 그 다음은? 옷 색깔에 시계를 맞추거나, 시계 색깔에 옷을 맞추거나. 즐거운 컬러 퍼즐을 즐길 일만 남았다.
스틸보다 단단한 하이테크 세라믹
실제 착용했을 때 사용자 느낌도 색다르다. 일단 가볍다. 또 세라믹은 체온에 즉각 반응하기 때문에 내 피부와 같은 온도가 되어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세라믹 특유의 부드러움은 기본이다.
라도 하이테크 세라믹은 여기에 또 다른 기술을 얹었다. 스틸보다 단단한 내구성과 스크래치 방지 기능이다. 천연 크리스털 세라믹 구조는 모든 종류의 마모에 대해 우수한 스크래치 저항성을 제공한다. 또한 비금속 소재인 하이테크 세라믹은 화학적으로 비활성 물질이다. 피부의 화학적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기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부드러운 저자극성, 인체 친화적 소재로 금속 알레르기·민감성 피부라도 착용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수 년 간의 연구를 통해 선보인 ‘트루 씬라인’은 혁신적인 모노블록 세라믹 케이스, 즉 스테인리스 스틸 코어 없이도 단단한 세라믹을 사용하는 사상 최초의 케이스 구조가 특징이다. 그 결과 초경량, 슈퍼 슬림 실루엣이 완성됐다. ●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