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는 세대 교체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합니다(그러고 보니 지난번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에서 이미 나왔었네요). 그런데 나이가 열다섯,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혈기 방자한 하이틴답게 몸속 에너지를 방출하지 못해, 슈퍼 히어로로서 인정받기 위해, 안달입니다. 때문에, 아무리 만화적 설정이라지만, 감당하지 못할 사고도 여러 번 일으킬 뻔하지요. 내심 ‘열다섯 살짜리가 인류를 구한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억하심정이 들었나 봅니다. 영화에서도 “젊은이, 세상을 좀 더 알 필요가 있네” 같은 조언이 등장하지요.
editor’s letter
제가 느낀 거부감은 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가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불안함이랄까요. 마블 코믹스도 그런 측면에서 하이틴 스쿨 무비의 성장물로 풀어내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왠지 세상 물정 꿰뚫고 있는 영악한 소년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제가 ‘꼰대’가 됐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게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우리 현실로 닥쳐왔다는 우려 때문일까요.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