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북핵
정상회담이 끝난 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대응책에 양국이 이견이 있었음을 밝혔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러시아는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보는 시각과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도 미국과 동일하게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양국은 전술과 속도(tactics and pace) 측면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해법 차이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아주 길고 구체적인 대화가 있었다.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대화를 통해 한반도,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일련의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의 북한 해법 시각차는 예견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도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둘러싸고 양국의 의견 충돌로 안보리 성명 발표가 불발된 전례가 있다.
“러시아도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
미국과 전술·속도에서는 차이”
중국의 압박 강조한 아베 총리
“대북 압력 중요, 건설적 역할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도 두 정상의 양자회담을 보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양국 간) 혼란을 제거하고 양국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중·일 수교 정상화 45주년을 기념하는 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언급하지 않고 피해 간 것이다. 시 주석은 “양국관계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요인들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양국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두 정상이 만난 건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날 회담은 자국 입장을 강조하는 팽팽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관측됐다.
비공개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됐다. 메르켈 총리는 7일 함부르크 메세 컨벤션홀에서 G20 비공개 리트리트 세션 논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모두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새로운 위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번 위반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기를 희망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폭넓은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G20 비공개 리트리트 세션에서는 배석자 없이 회원국 정상들만이 참석해 의견을 나눈다.
메르켈 총리가 북핵 관련 언급을 하게 된 배경에는 문 대통령의 강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메르켈 총리와의 한·독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원국의 공동 결의를 담아내기 위한 의장국으로서 관심을 보여주면 고맙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G20의 모든 국가가 동의한다면 최종 공동성명 채택도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의장국 성명에 기술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수 거부했던 트럼프, 메르켈 칭찬
스타일이 상극인 두 정상은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3월 첫 정상회담 당시 사진기자들은 두 정상에게 악수를 요청했고 메르켈 총리가 “악수할래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얼굴을 찌푸리고 기자들만 바라봤다. 메르켈 총리의 얼굴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는 악수하며 손을 꼭 쥐고 토닥여 오히려 구설에 올랐다.
서울=강기헌 기자, 함부르크=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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