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책의 발견성(discoverability)을 높이는 것이다. 책에 대한 관심 저하와 매체 환경의 변화로 좋은 책이 나와도 독자들에게 존재를 알리기 힘든 상황인 만큼, 도서전을 찾아온 이들에게 각자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책을 세심하게 골라 추천해준다. 대형 출판사들의 부스도 들어서지만, 중소 출판사와 작은 서점들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별전 ‘서점의 시대’에서는 독립출판물·디자인·그림책·고양이·시 등 저마다의 테마를 갖고 있는 20개 독립서점이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책 5권씩을 골라 소개한다.
6월 14~18일 제23회 서울국제도서전
도서전의 꽃인 ‘저자와의 만남’ 행사도 지난해보다 가짓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저자는 말하고 독자는 듣는 강연 형식이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일대일로 소통하는 오붓한 행사가 많아졌다. ‘독서클리닉’에서는 21명의 작가·평론가·과학자가 책방지기가 되어 독자와 1대1로 대화하고 필요한 책을 권해주기도 한다.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보내면 시인들이 사연을 읽고 ‘처방 시’를 적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처방전을 받은 독자들은 행사장 내 ‘필사 서점’에 들러 홀로 시를 읽고 필사할 수 있다. 소설가 김훈·황석영·배수아·이정명·김탁환 등도 각 출판사 부스에서 독자들과 만난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 모델을 맡은 『7년의 밤』 정유정 작가와 가수 요조는 여성 독자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터키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즐길 거리가 많다. 올해 도서전 주빈국인 터키는 터키 문학과 오토만 제국의 식문화, 그림자 연극, 마블링 아트 등을 소개하는 세미나·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선정된 캐나다를 비롯해 이탈리아·프랑스·중국·대만 등 18개국의 80개사가 부스를 차린다. 『이스탄불은 한 편의 동화였다』를 쓴 터키 현대문학의 거장 마리오 레비와 그림책 『빨강이 최고야』의 저자인 캐나다의 캐시 스틴슨, 이탈리아 만화가 페데리코 베르톨루치 등도 도서전을 찾는다.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참여 방법은 도서전 홈페이지(2017.sibf.or.kr)나 페이스북(www.facebook.com/SeoulBookFest) 참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이지만 유료 입장객 전원에게 입장료만큼 할인해주는 도서 구매용 쿠폰을 증정한다.
글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사진 서울국제도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