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남기고 99세 문인 떠나다

중앙일보

입력 2017.04.09 00:02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삶과 추억] 황금찬 시인
원로 시인 황금찬씨가 8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9세.
 
“보릿고개 밑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고인이 쓴 8000편이 넘는 시 중 하나인 ‘보릿고개’다. 시는 이 겨레의 슬픔과 가난의 상징이 돼 왔다.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초기에는 서정적 감성으로 자연을 노래하거나 지적인 성찰의 시를 썼고 후기엔 기독교적인 글을 썼다. 1918년 출생한 고인은 1953년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나비와 분수  오르페우스의 편지 등 시집 39권을 냈고 40번째 시집을 내기 위해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 제자들이 전했다. 지난해 백수연을 치렀으며 시인 중 최고령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경기도 안성 초동교회묘지.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