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방송이 보여준 반전은 요즘 말로 ‘역대급’이었습니다. 엄마가 13년간 매일 10시간씩 게임만 하며 자신과 눈도 잘 안 마주친다는 딸의 하소연이었는데, 알고 보니 ‘게임 폐인’ 어머니는 새벽같이 일어나 집안일을 완벽하게 끝내고 자신만의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분이었죠. 과거 큰 수술 뒤 “백년만년 살 것도 아니고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즐거운 것을 하면서 살겠다”고 게임 시작 이유를 밝힌 어머니는 일할 때와 게임할 때 모두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놀라운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TV를 보던 중학생 둘째에게 “너도 저렇게 공부할 땐 공부하고, 놀 땐 놀고”라고 얘기해주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제 잔소리보다 그 어머니의 행동에서 뭔가 더 크게 느꼈을 테니까요.
editor’s letter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