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선 동해가 잠수함 작전에 최적지다. 따라서 동해는 북한 잠수함 방어의 최전선인 셈이다. 군의 목표는 동해에서 북한 잠수함을 탐지해 격침시키는 것이다. 이른바 ‘수중 킬체인(Kill Chain)’을 통해 북한 잠수함이 SLBM을 발사하기 전에 침몰시켜야 한다. 유사시에는 북한 잠수함이 모항인 신포 잠수함 기지를 출항하기 전에 잠수함을 파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잠수함은 특성상 일단 수중으로 들어가면 찾아내기 어렵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동해에는 수궤(물덩어리)가 돌아다녀 이를 잠수함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동해에선 잠수함 탐지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작전 D-데이 2∼3일 전에 잠수함에 임무를 부여하고 출항시킨다. 지난해 8월 목함지뢰 도발 직후 북한은 보유 잠수함의 70%가량을 출항시킨 적도 있다.
군이 보유한 현무-3 등 초정밀 순항미사일은 북한 잠수함 전력을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다. P-3 등 해상초계기의 역할도 중요하다. 디젤엔진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은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두 차례 이상 수면 가까이 떠올라야 한다. 북한 잠수함의 아킬레스건이다. 해상초계기가 잠수함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다.
일단 잠수함이 해상초계기에 탐지되면 말 그대로 ‘독 안에 든 쥐’와 같다. 이런 까닭에 현재 16대를 보유하고 있는 해상초계기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00대 이상의 P-3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 잠수함을 활용해 북한 잠수함을 격침시키는 것도 수중 킬체인 전략 중 하나다. 해군이 보유한 214급(1800t) 잠수함은 보름 가까이 수중에 머물 수 있다. 북한 잠수함이 다니는 길목을 파악해 매복하면 승산이 있다. 북한 잠수함은 우리 잠수함에 비해 큰 소음을 내는 등 성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양측 잠수함이 수중에서 마주칠 경우 우리 잠수함이 먼저 탐지해 어뢰로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수중작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핵잠수함은 연료 공급 등이 필요 없이 장시간 수중 작전을 벌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잠수함 기지 인근 해저에 수중음향탐지체계(SOSUS)를 비밀리에 매설하는 것도 대응책 중 하나다. SOSUS는 미 해군이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대서양과 태평양 등의 해저에 매설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일부는 가동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