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그림

중앙일보

입력 2016.05.0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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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6th Street II(2014), 125 x 175 cm, archival pigment print, ed. of 7


이것은 그림이 아니다. 실제 거리에 있는 건물을 자연광 노출로 찍은 사진이다. 그럼에도 그 색감이나 형상은 회화의 영역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굳이 말하자면 데이비드 호크니나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혹은 마크 로스코가 불쑥 연상된다.


사진작가 김우영(56)은 국내에서 초상화, 풍경화, 광고사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다가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몬트리올과?휴스턴의 거리를 배회하다가 곱게 화장하고 서있는 건물의 사연 있는 분냄새를 귀신같이 맡고는 셔터를 눌러댔다. 작가의 눈썰미는 그만큼 날카롭다. 정연심 홍대 교수는 “김우영의 사진 작업은 빛과 자연, 그리고 추상적 색채, 다양한 건물 표면의 흔적을 재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글 정형모 기자, 사진 박여숙 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