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 벗겨내다, 마음 비워

중앙일보

입력 2016.02.2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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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74-7(1974), 139x106cm, Acrylic on canvas

work 80-112(1980), 91x117cm, Acrylic on canva


추계예술대 교수를 지낸 작가 조용익(82)은 한국 추상회화사에서 한동안 잊혀진 이름이었다. 2000년대 초반 개인 사정과 병환으로 미술계를 한동안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 두 점을 내놓은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는 그의 삶에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시작가보다 세 배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그는 비움의 작가다. 수차례 아크릴 밑칠을 하고 마지막 밑칠이 채 굳기 전에 물을 듬뿍 찍은 동양화 붓으로 쓱하고 벗겨낸다. 그 흔적은 파도의 너울 같기도 하고, 대나무의 잎새 같기도 하다.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필치”라고 말한다. 화업 60년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에는 그의 회화 100점을 볼 수 있다. 성인 5000원. 월요일 휴관.


 


 


글 정형모 기자, 사진 성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