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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구도대로 클린턴과 부시가 본선에서 격돌한다면 미 대선은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최초의 부부 대통령이자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며, 부시가 선출될 경우에는 최초의 3부자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워밍업 시작한 2016 미국 대선
최근 들어 대선 쟁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진보주의 바람이 미 전역에서 불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발생한 흑인교회 총기 난사사건과 남부연합기 퇴출 여부, 연방대법원의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찰스턴에서는 지난달 17일 20대 백인 인종주의자가 흑인교회에 난입해 ‘인종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흑인 9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클린턴은 인종차별은 물론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을 끝내야 한다며 보수 성향의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클린턴은 “찰스턴 사건은 과거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재와 미래에는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층의 지지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부시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시는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급히 찾았다. 그는 한 제약공장을 방문해 “남부연합기는 미국 현대사에서 인종주의의 상징이었다”며 진보세력 끌어안기에 나섰다. 또 그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난 33년간의 소득 신고를 전부 공개했다. 자신의 소득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깨끗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클린턴에 밀리고 있는 부시에겐 나름대로 강점도 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데다 부인 컬럼바가 멕시코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대 승부처가 될 히스패닉 표심을 잡기 위한 고지 선점에 유리한 입장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현재로선 공화당이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다. 부시 후보는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할 경우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