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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6개월을 지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상반기 주택시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실대던 환자가 벌떡 일어나 뛰어다닌 모양새다. 온 나라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증후군’에 빠져 맥을 잃었지만 주택시장은 홀로 짱짱했다.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26일까지)이 9000여건이다. 흔들림 없이 ‘2006년 이후 최대’ 기록을 6개월째 이어갔다.
금리 인상이라는 호주머니 속 송곳
지난해가 세월호 참사 충격을 이겨낸 회복기라면 올 상반기는 메르스에도 끄떡없는 질주기였다. 6개월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가 6만5000여 가구로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4년 상반기 평균 거래량(3만1559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가격(2.2%)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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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택시장도 활발한 거래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날씨로 치면 ‘맑음’이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가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다. 집값이 꽤 올랐어도 여전히 전셋값이 더 빨리 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가 연초 1억7000만원에서 현재 1억5000만원 정도로 줄었다. 연초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5%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액을 대출받아 집을 사는 데 드는 대출이자가 월 47만원에서 35만원으로 12만원가량 적게 든다.
물론 불확실성이 짙고 리스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금리 인상이 도미노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주택시장은 호주머니에 금리 인상이라는 송곳을 지니고 다니게 됐다.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소폭의 인상이라도 체감 효과는 크다. 금리 인상폭이 같은 0.25%포인트라도 1.5%로 빌린 대출금에 늘어나는 이자가 3%로 빌린 대출금에 늘어나는 이자의 두 배다.
금융위기 이후 상존해온 경기변수가 여전히 웅크리고 있다. 경기가 악화한다면 충격이 크다. 정부의 정책 변수는 없을 것 같다. 일부 과열 우려가 있지만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규제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는 7월 말로 예정된 서울·수도권의 대출규제 완화 시한을 연장할 방침이다.
10년 겪은 냉온탕 덕에 내성 생겨
이렇게 보면 하반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이미 노출돼 있는 셈이다. 물론 예상치 못 한 변수가 터질 수 있지만 최근 10년 내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한 시장에 돌발 변수에 대한 내성도 어느 정도 생겼다.
하반기 가장 관심을 끌 분야로 새 아파트가 꼽힌다. 상반기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해서다. 25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분양된 해운대 자이 2차 아파트가 1순위자 10만여 명을 끌어 모으며 평균 3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에 입주해 있는 해운대 자이 1차보다 3.3㎡당 200만~300만원 가량 저렴한 분양가가 인기비결이었다. 신도시 등에 형성돼 있는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분양시장의 ‘보증수표’ 역할을 한다. ‘보증수표’가 ‘부도수표’로 돌변할 수 있지만 재고주택보다 상품 경쟁력이 좋은 매력도 있다.
저금리가 낳은 풍부한 유동성 덕에 두둥실 떠오른 튜브를 타고 있는 주택시장이 물놀이를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 맑을 때 우산을 준비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