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오래가는 배터리 기술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15.05.0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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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무 박사가 항공우주연구원 1층 다빈치랩에서 틸트로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최근 만난 김재무(60) 박사(연구위원)는 “틸트로터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무인기”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무인항공기 분야의 권위자다. 2002년~2012년 정부와 항우연이 970억원을 들인 스마트무인기 틸트로터(Tiltrotor)개발을 이끌었다. 스마트무인기 개발단장(2009~2012년)도 역임했다.

-10년간 970억원이 들여 개발한 틸트로터가 아직도 현장 활용이 안 된다.
“비행체는 개발했다고 해서 즉각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시범 비행을 거쳐 신뢰도를 높이는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업화, 실전배치를 위해선 개발 비용의 2~3배가 더 들어간다. 현재 틸트로터 실용화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예산 타당성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수직 이착륙 무인기 개발 김재무 박사

-틸트로터의 특징은.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기다. 틸트로터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해 군에서는 정찰용으로, 민간에서는 원양어선에 실어 어군탐지 등에 쓸 수도 있다. 최근 중동의 한 국가에서도 문의가 오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 틸트로터는 길이 5m, 폭 7m, 총 중량 1t의 무인기다 (TR-100기준). 지상 조종을 통해 최대 시속 500km까지 날 수 있다. 체공시간은 최대 8시간. 날개 양끝에 달린 프로펠러(로터)가 이·착륙 때는 위를 향했다가, 본격적인 비행에 들어가면 전방 90도로 꺽어(틸트) 속도를 높인다.)

-한국의 무인기 기술 수준은.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서는 무인기 기술 수준을 1군~3군으로 나눈다. 한국은 미국·영국 등과 함께 최고수준인 1군이다. 다만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민간용 드론 분야에서는 다소 뒤져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술 부족이라기보다는 시장 활성화 차원의 문제라고 본다.”


-민간용 드론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취미에서 상업적 용도로 넘어가는데, 공역(비행할 수 있는 공간)설정 등에 관한 정밀한 규정이 부족한 편이다. 보완해야 할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선 배터리·모터 등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배터리 기술이 더 발전되야 한다. 현재 배터리는 체공시간이 30분 내외다. 그 정도론 제대로 된 임무 수행이 쉽지 않다.”


대전=염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