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전자제품 수리 서비스 업체 아이픽스잇(iFixit) 등에 의뢰해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퓨라70 프로를 분해해본 결과,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회사 하이실리콘과 중국 부품업체들이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낸드 칩이 들어가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에서 중국산 낸드 칩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이었던 메이트60 프로엔 SK하이닉스의 낸드가 사용됐었다. 지난해 9월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분석·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츠에 의뢰해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의 부품을 파악한 결과,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퓨라70 프로에서 중국산 낸드를 쓰며 국산화에 성공한 셈이다. 낸드는 D램과 함께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이다.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는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콘솔 게임기, 기업 데이터센터 등에 두루 쓰인다.
퓨라70 프로의 사례는 화웨이가 미국이 지속해서 강화해온 대중 첨단 반도체 제재를 뚫고 나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메이트60 프로에 중국이 자체 제작한 7㎚급 첨단 반도체가 탑재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이후에 수출 통제 압박 수위를 더 높여왔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번 퓨라70프로에선 AP뿐 아니라 낸드 칩까지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셰럼 모크타리 테크인사이츠 연구원은 “메이트 60때보다 퓨라70 시리즈에서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이 더 커졌다”며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서 자급자족을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화웨이에 대한 수출통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이터는 퓨라70 프로에 들어있는 D램은 메이트60프로 때처럼 SK하이닉스 제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발표된 이후 관련 정책을 엄격히 준수해 오고 있다”며 “화웨이와의 거래는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