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임박' '진전없다'…보도 엇갈려
반면 이스라엘 매체인 채널12와 와이넷은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일부 전망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역시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를 인용해 “휴전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면서 “이스라엘이 너무 완고하다”고 주장했다.
카이로에서는 전날부터 미국·카타르·이집트의 협상 대표단이 하마스 지도부와 이스라엘 대표단을 따로 만나는 방식으로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에 대한 협상을 진행됐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를 제외한 4개국 대표단은 일단 카이로를 떠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이틀 뒤 하마스와 카타르 대표단만 복귀해 최종 합의 조건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에서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등 기존의 요구사항을 반복했다고 알카헤라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망상적 요구”라고 거듭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도 “우리는 승리 일보 직전까지 왔다”며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없다”며 하마스의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가자 남부서 병력 철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 등 협상과 관련한 문제에서 좀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하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갑작스런 철수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군이 좀더 표적화된 작전으로 전환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잭 루 미국 대사와 IDF 남부 사령부를 순회한 뒤 “우리는 라파 지역에서의 임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라파는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 도시로, 현재 약 140만 명의 민간인 피란민과 하마스 잔존 세력이 뒤섞여 있다.
미국은 그간 라파 지상전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인도주의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상대로 이곳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라파가 하마스의 최후 거점이라며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라파 공격은 불가피하다고 맞서왔다.
따라서 이번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라파로 본격 진군하기 전 피란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도 이번 철수와 관련해 “아직 전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진 못했다”면서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여전히 숨어있고, 우리는 조만간 그들에게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카이로의 휴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지상군이 곧바로 재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에서 철수시킨 병력을 필요시 가자지구 작전에 투입할 부대로 지정하고, 가자지구 분리 장벽 인근 키수핌 키부츠(집단농장)에 주둔시킨 상태다.
IDF, 가자남부·레바논 공세 이어가
한편 이란이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위협을 높이고 있어 확전 우려도 여전하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야히야 라힘 사파비는 7일 “이스라엘의 해외 주재 대사관들이 더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ISNA통신은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보유한 9종의 미사일에 관한 그래픽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스라엘 역시 “우리를 해치거나, 해치려고 계획한 자들은 누구든 해칠 것”이라며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