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일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전날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출석하지 않았다. 그 전에도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 요구에 불응했으며, 지난달 25일 이뤄진 조사에서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1시간 만에 귀가했다.
검찰 구속영장 청구 검토 전망도
허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2개월 만에 또 다른 사법 리스크를 안게 된 셈이다. 이 사건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 회장과 황 대표 외에 SPL의 강동석 전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PL은 SPC그룹의 베이커리 제조 계열사로 2022년 10월 경기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건이다. 며칠 뒤 다시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샤니 제빵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퍼졌다.
사법 리스크에, 정부 가격 압박도
허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이 날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 20호점 개점 소식을 전했다. SPC그룹은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서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포복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22일에는 허 회장이 마리오 파스쿠치 파스쿠찌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세계 1만2000개 매장, 일자리 10만 개 창출이라는 비전을 2015년에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그룹 매출은 7조8000억원이다.
재계 일부에서는 잇따른 사법 리스크로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과 식품업계 상황도 여의치 않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커리 부문 실적이 2022~2023년 좋았던 터라 기저 부담이 있다”며 “호실적을 주도한 포켓몬빵에 이어 산리오빵, 드래곤볼빵 등 캐릭터 빵을 계속 출시하고 있지만 예전만큼 흥행이 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정부의 가격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