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에 있는 크네세트(의회) 건물 인근에는 시민들이 모여 네타냐후 정부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의 퇴진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시위 참가자를 10만 명으로 집계했고, 현지 방송은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의회 주변에 텐트를 치고 3일까지 나흘 연속 시위를 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6개월 동안 네타냐후 전시 내각이 하마스 섬멸, 인질 전원 구출 등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총선을 치르면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이 최대 8개월 동안 마비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을 가장 환영하는 건 하마스”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의 도화선은 초정통파 유대인 ‘하레디’의 징집 면제를 유지·확대하는 법안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레디에 대한 군 면제를 영구화하고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반면에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의원들은 징집 면제를 연장하지 않으면 내각을 떠나겠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NYT는 “이 문제가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과 우익 연합을 이룬 네타냐후 내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하레디는 유대교 경전 ‘토라’를 공부하며 엄격한 신앙생활을 하는 종파다. 하얀 셔츠, 검은 정장에 챙모자 등 구약성서에 적힌 복장·생활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이들은 유대인 대학살로 말살된 유대인 문화와 학문을 되살리기 위해 다수가 따로 직업을 가지지 않고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면서 이스라엘 건국(1948년) 때부터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2%가량으로 추산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1일 “병역 분담 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한편, 하레디에겐 징집을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