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혈관외과학회 학회장인 박익성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1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와 함께 지난 15일 성명을 발표한 배경을 설명하면서다. 이들은 “국민 여러분에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는 말로 시작하는 성명에서 “의사들 주장이 아무리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다. 저희는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후배 의사인 전공의와 의대생에게도 “스승이자 선배로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박 교수는 “의료계 여러 문제는 필수 의료와 관련된 것인데 여러 노력에도 아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의료계 파업이 있던) 2000년·2020년에는 구체적인 요구를 한 다음에 협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이 전공의들이 그냥 ‘우리는 못 하겠다’는 식”이라며 “선배 의사와 학회 입장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고 사태 해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학회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 측에도 전환적 태도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못 박고 한 발짝도 안 물러서고 있다. 그러니 (의료계와) 대화가 없고 해결점이 안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우선 물러나야 한다. 지금 전공의들은 과거와 달리 대화를 하겠다는 태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증원이 이뤄진다면 미래 의사들이 필수·지역 의료에 종사할 다양한 대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박 교수 생각이다. 그는 “증원으로 늘어난 인원 전부가 필수 의료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내놓았지만, 의료계 고질적 문제인 저수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