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쳇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 Z세대(1990년 중·후반~2010년 초 출생) 직장인들의 현 상황이 “외로움 전염병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병의 원인은 ‘원격 근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소셜미디어(SNS)로 언제 어디서든 연결할 수 있는 시대에 익숙한 Z세대가 원격 근무로 어떤 세대보다 외로워졌다”고 전했다.
코로나 때 “불안한 합류”…Z세대 “외롭다”
직장인 중에도 Z세대가 “가장 외로운 세대”(포브스)가 된 이유는 사회생활 첫발을 떼자마자 팬데믹을 맞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Z세대 대부분은 직장에 입사한 지 1~2년밖에 안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요구에 따라 이전 세대와는 업무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Z세대는 'OJT(직장 내 교육훈련)'조차 회사 대신 집에서 메타버스·줌(ZOOM) 등을 활용해 받았다.
BBC가 Z세대의 커리어를 “불안한 합류(unfortunate confluence)”로 정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로 재택근무로 전환할 때 갓 입사한 Z세대는 직장 에티켓, 사내 문화에 익숙해질 틈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보건서비스 업체 시그나가 직장인 1만2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Z세대 직장인의 91%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이는 모든 세대의 평균(84%)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어떤 세대의 직장인보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세대”(BBC)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노동력 1/3…“원격 근무 외롭다”
이와 관련, BBC는 “Z세대가 직장에서 힘들면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치명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Z세대 직장인의 외로움이 생산성 향상, 전문성 개발, 동료와의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영국 티사이드 대학이 전 세계 2000명의 Z세대 직장인을 연구한 결과, 이들 중 상당수가 “원격 근무로 불안감을 느끼고 업무 생산성, 커리어 발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가장 먼저 해결할 직장 내 문제로도 '외로움'을 꼽았다.
“출근이 답일까”…Z세대는 ‘하이브리드’ 선호
Z세대 직장인의 생각은 반반으로 갈린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정보기술(IT) 기업 델의 보고서에 따르면 15개국 Z세대 직장인(18~26세) 약 1만5000명 중 사무실 출근, 원격 근무 선호 비율은 각각 29%로 같았다.
Z세대 사이에선 둘을 적절히 섞은 '하이브리드 근무'(출근과 원격근무 혼합)가 대안으로 꼽힌다. 미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Z세대 직장인 5명 중 4명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마음에 들어 지금 다니는 회사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Z세대는 고용주가 사무실 복귀를 원할 경우 언제든 다른 직장을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