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전 유전검사로 정상배아 이식
빠른 임신 돕고 유산율 낮춰 성과
난임 부부, 희망 버릴 필요 없다
- 빠른 임신을 돕는 최신 치료는 뭔가.
- “좋은 배아를 골라내는 착상 전 유전검사(PGT)다. 시험관 시술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염색체나 유전자를 검사해 정상 배아를 선별·이식하기 위한 방법이다. 특히 38세 이상 고령인 경우 PGT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 있으면 임신이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임신돼도 대부분 유산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정자·난자·배아의 염색체 이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PGT 검사에서 염색체 이상이 있는 배아 비중은 여성 나이 35세 이하일 때 30~40%이나, 38세 이상에서는 50~60%로 높아진다. 45세에는 90%에 달한다. 유산되면 임신 유지 기간과 유산 후 회복 기간을 합쳐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고령이면 나이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 PGT 검사를 통해 염색체 이상이 없는 정상 배아를 이식하면 건강한 출산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커진다.”
- PGT에는 어떤 검사들이 있나.
- “차병원 난임센터에서는 PGT-A와 PGT-SR, PGT-M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PGT-A는 염색체의 수가 정상인지 아닌지를 보는 것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산율을 감소시키고 이식 당 임신율을 높이며 정상 임신에 이르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PGT-A 검사를 통과한 배아는 착상률이 높아 한 개의 배아만 이식해도 되므로 쌍둥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PGT-SR은 염색체 수는 정상이나 구조적으로 위치가 바뀌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혈액검사에서 부부에게 비정상 염색체 구조가 발견됐다면 PGT-SR 검사를 진행한다. 부부의 가계에 유전병이 있다면 PGT-M 검사를 통해 아기의 유전병 유무를 검사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 난임클리닉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검사는 PGT-A다. 유전 질환이나 염색체 구조 이상은 흔한 건 아니다. 사전검사나 문진을 통해 적합한 검사를 결정한다.”
- 모든 난임 환자에게 PGT가 필요한가.
- “PGT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PGT-A는 고령의 여성이거나 반복 유산 또는 반복 착상 실패를 경험한 경우, 정자 상태가 심하게 안 좋은 남성 난임의 경우에 주로 한다. PGT-SR은 염색체 구조 이상이 있는 경우에 하며 PGT-M은 유전 질환이 있을 때 시행한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 후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
- 비용적인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 “고령이면 난자 수 자체가 적고 만들어지는 배아도 적어 임신 성공까지 여러 번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PGT 검사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난임 치료 과정 전체로 보았을 때 시술 횟수와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유산율을 낮추는 데 도움된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과 고통을 덜 수 있다. 난임 치료 목적이 빠른 임신에 있으면 더욱 가치 있는 검사다.”
- 유전검사를 활용한 난임 치료에 성과를 내는 배경은 뭔가.
- “차병원이 가진 높은 역량의 배양 기술을 꼽을 수 있다. PGT를 하려면 검사할 수 있는 배아를 만들어내야 한다. 차병원은 좋은 배아를 만들기 위해 늘 주도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해 왔고 이에 대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였다. 고령 환자여도 배아를 충분히 잘 키워내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배양 기술은 1, 2%의 차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래 유전 질환을 확인하는 PGT 검사를 난임 치료에 접목한 건 10여년 정도 됐다. 배양·선별 기술 등 난임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성공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를 찾는 환자의 74%는 35세 이상 환자다. 서울역센터에서 실시한 PGT 검사는 누적 1만1000건이 넘는다.”
- 환자들에게 평소 어떤 점을 당부하나.
- “난임 치료를 받는 연령대가 높아졌지만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치료했던 환자 중에는 만 47세에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에 성공해 건강하게 출산까지 한 분이 있었다. 이때 사용한 난자는 미리 냉동해둔 난자나 젊은 사람에게 공여받은 난자가 아니라 당시에 채취한 신선 난자였다. 수준 높은 의료진과 배양 시설, 기술을 가진 곳에서 난임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주치의를 믿고, 식생활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걱정이 앞서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남편도 함께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