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일 가자지구 주거지를 공습해 50여 명이 숨졌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와 라파에 있는 주거용 건물 여러 채에 공습이 있었고,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53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외신들은 하마스가 지난 7일 새벽 기습에서 붙잡아간 인질 문제가 지상전 돌입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 누릿 쿠퍼(79), 요체베드 리프시츠(85) 2명을 추가 석방했다. 지난 20일 미국인 2명을 풀어준 데 이어 사흘 만이다. 이날 석방으로 현재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220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하마스가 인질들을 지상전 시간 지연과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단계를 저울질하는 이스라엘이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서방에서 인질 석방·구출이 우선이라며 지상군 투입 연기를 계속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인 인질이 석방된 직후 임시 휴전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이 지연될수록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내 연료 비축량이 앞으로 이틀이면 고갈될 것"이란 우려를 표명했다. 연료가 없으면 식수 공급을 위한 담수화 시설을 작동할 수 없어 물 부족 사태가 한층 심각해질 뿐더러, 빵을 굽지도 병원을 가동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미 가자지구는 심각한 식수난 등을 겪고 있다. 더타임스는 23일 훔자 유사프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의 말을 인용해 "100명에게 남은 깨끗한 마실 물이 6병 뿐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사프 수반의 장모는 팔레스타인 출신 남편과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번 사태 직전 가자지구에 갔다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자지구 거주민의 말을 인용해 "마실 물이 거의 없어 더러운 물을 마시기도 하고, 일주일 넘게 샤워를 못 해 피부병을 앓는 사람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연료를 공급받지 못한 가자지구 내 일부 병원들이 전기가 끊일 위기에 처해 환자와 신생아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현지 의료진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날 EU 27개국 외교장관들은 '인도주의적 일시중지'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스페인·네덜란드 등은 지지한 반면 독일·오스트리아 등은 상대적으로 이스라엘 자위권에 방점을 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U는 오는 26~27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유엔도 26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하는 본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