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미국과 전략협력협정(1983년),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연구개발 참여(1986년), 방위협력 양해각서(1987년), 애로우(Arrow) 요격미사일 공동개발 양해각서(1988년), 미사일 방어전략 협정(1998년) 등 다양한 방어협력 틀을 활용해 군사지원망을 계속 강화해왔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끊임없이 대규모 원조를 받고, 격년마다 미사일 방어훈련을 갖는 등 실질적인 군사협력을 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 2016년에 10년간(2019~2028년) 380억 달러(약 51조 2620억원)의 군사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엔 미국산 무기 구매는 물론 양국 간 무기 공동개발,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무기 개발 및 양산에 대한 지원 등도 포함된다. 또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군사작전뿐 아니라 대테러·방첩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밀정보도 상당량 공유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유럽 순방 길에 우크라이나 측에 이같은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을 나토 가입의 대안으로 내밀었다. 이 경우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개별 회원국들이 집단으로 대응한다’(나토 헌장 제5조)는 나토의 집단 안보 공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제안이었던 셈이다.
과거 이스라엘도 꾸준히 나토 가입을 타진해왔다. 주변국과 분쟁 시 보다 직접적인 서방의 군사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프랑스 등이 표면상 지리적으로 멀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산유국과 이스라엘 간 껄끄러운 관계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한다. 미국 역시 미군이 주둔하는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스라엘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주도로 나토 확대가 논의되는 상황이어서 향후 이스라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나토는 지난해와 올해 정상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을 잇달아 초청하며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