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의 전설 지소연(수원FC)가 남북 대결에서 나온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중국 저장성의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남북대결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북한에 1-4 역전패했다. 손화연(현대제철, 전반 41분)이 퇴장당한 벨호는 끝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후반에만 3골을 내줬다. 벨 감독은 앞서 북한전을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꼽았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딴 한국은 항저우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4강 무대도 밟지 못하고 탈락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벨호의 에이스 지소연은 "축구하면서 심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심판 능력과 자질을 의심할 만한 경기였다. 오늘 심판의 결정이 너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지난 25일 필리핀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A매치 통산 150경기 출전을 달성한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남자 국가대표를 통틀어도 A매치 최다 출전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의 136경기다. 지소연은 "나도 처음으로 이성을 많이 잃은 경기였다. 흥분한 상태로 심판에게 계속 항의해서 제가 추후 징계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심판도 징계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다음 달 예정된 2024 파리올림픽 2차 예선도 북한과 같은 조에 묶여 재대결한다. 지소연은 "곧 북한을 또 만나야 해서 더욱 좋은 분위기로 가져가고 싶었는데, 어려운 경기였다. 축구뿐만 아니라 말싸움으로도 너무 매너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면서 "다음 대결 땐 오늘과 다른 양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