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품 수제 맥주, 일본 전역에 판매
아소비 맥주는 엄선된 원료로 만들어 깔끔한 맛을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소문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안에 양조장도 추가로 지어 연간 6만L 정도를 일본 전역에 판매할 계획이다. 아소비 맥주 측은 "앞으로 2년 동안 10배 성장하는 게 목표다. 마케팅이나 브랜드 업무에 동참할 직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 대안으로 일본의 '로컬벤처'가 주목받고 있다. 조그만 동네에 회사를 세워 청년을 모으고 정착하게 하는 '둥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SK그룹이 '지방소멸 극복, 청년 지역 정착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울산포럼'에서도 일본 로컬벤처 사례가 소개됐다.
이 가운데 효고(兵庫)현 아와지(淡路)섬은 '아와지 일하는 형태 연구섬 프로젝트'로 활기를 찾았다고 한다. 아와지섬 전통사업을 청년이 계승해 발전시키면서다. 영업한 지 110년 된 국수 가게가 파스타 집이 되고, 오래된 정육점이 크로켓 가게가 되는 식이다. 청년 중심으로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팔면서 일자리가 창출됐다. 덕분에 도시 청년이 아와지섬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골칫거리 마름 열매로 차 재료 만들어
이 마을 청년들은 마름 열매를 차 재료로 활용해 보기로 했다. 말린 다음 볶아서 팔았더니 반응이 괜찮았다. 이나비시는 '후쿠시마 벤처 어워드 2022'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환경 문제까지 해결한 셈이다.
서울시립대 정석 도시공학과 교수는 "청년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려면 일자리·교통망·관계망·생애주기·돌봄 등 5대 영양소가 필요하다"며 "일본은 로컬벤처 정착으로 생긴 일자리 등 관련 영양소가 잘 공급돼 성공하는 곳이 꽤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로컬벤처 실험은 시작됐다. SK E&S는 2019년 청년층 유출 인구가 증가하는 등 어려움에 부닥친 군산에서 로컬라이즈(Local:Ris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년·창업·정착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26개 창업팀을 발굴했다. 그러고 Work(공유 오피스)·Stay(거주 지원)·Learn(코칭)·Play(페스티벌) 등 다양한 분야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년 창업팀을 지원했다.
그 결과 이들 창업팀은 군산에 둥지를 틀고 신규 제품 245개를 개발해 SK 스토어 등에 입점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엔 이들 팀 중 하나인 '리디브'가 롯데백화점 등 서울 주요 오프라인 매장 40곳에 입점, '봉화정 꿀스틱'이라는 단일 상품으로 연간 매출 1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로컬라이즈 창업팀 청년과 만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 달라"고 격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