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가암검진사업에선 50세 이상부터 분변 잠혈 검사를 시행한 후 양성이 나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한다.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50세 미만 청장년층은 조기 발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문진 교수는 “예전엔 대장암이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이었지만 최근 육류 중심의 식생활 등으로 젊은 층 발생률이 점점 증가 추세”라며 “평소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갖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험 요인이 있다면 나이가 젊더라도 대장암 발병 예방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사람은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에 염증이 생긴 병으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대장에 염증성 질환 상태가 계속되면 장내 점막과 점막하층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8년 이상 염증이 지속한 환자는 대장암 검사가 필요한 감시 대상으로 분류한다.
45세 넘으면 무증상이라도 검진 시작
50세 미만의 젊은 대장암 환자는 예후가 나쁜 편이다. 고연령층보다 암세포가 빨리 퍼지는 데다 징후가 있어도 방치하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탓이다. 의심 증상을 알아두고 증세가 지속할 경우 빨리 병원을 찾도록 한다.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기관인 식도와 위, 소장, 대장을 거쳐 대변으로 배설된다. 대장에 머무는 시간은 12~25시간 정도다. 대장에선 물과 전해질을 흡수하고 남은 물질은 분변으로 배출된다.
배변 습관의 변화는 대장암의 징후일 수 있다. 장의 연동 운동이 더뎌지면서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 검은 변을 본다. 또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기 쉬우며 복통이나 체중 감소, 피로감을 호소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박윤영 교수는 “50세 미만이라도 혈변, 반복되는 설사와 변비, 체중 저하, 피로감 등 의심 증상이 있거나 염증성 장 질환 또는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대장 내시경은 준비 과정과 절차가 번거롭고 힘들어 검사 자체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장 전체를 살펴볼 수 있고 용종 제거술이나 조직 검사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분별 잠혈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 등 대장암 검진은 그동안 50세부터 권고해 왔지만, 최근엔 45세로 시작 나이가 당겨지는 추세다. 특히 직계 가족 중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시작할 수 있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이면 5~10년 후, 용종을 절제한 경우 용종의 개수·크기·종류에 따라 3~5년 후, 10개 이상의 용종을 제거했을 땐 1년 후 재검사하는 게 좋다.
저지방 단백질, 식이섬유 충분히 섭취
육체적 활동량이 적을수록 대장암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은 1주일에 3일 이상, 한번 할 때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 음주는 특히 남성의 직장암 위험을 키우고 흡연은 대장 선종과 대장암의 위험도를 모두 증가시키므로 건강을 생각해 금주·금연을 실천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