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23% 내린 2519.8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2500선 아래(2482.06)까지 내려갔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을 줄였다. 코스피가 장중 2500선을 밑돈 건 지난 5월 17일(2475.02) 이후 석 달 만이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통화가치도 출렁였다. 중국에 대한 수출감소 우려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정부는 중국 여파를 줄이기 위해 ‘수출 다변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시장이 흔들린 건 중국 부동산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통화 긴축)적 메시지가 악영향을 미친 영향이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상방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어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장기물 금리는 크게 뛰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는 이날 연 4.28%까지 치솟았다. 2008년 6월 13일(4.27%)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미국 정부가 장기물 발행을 늘린 탓이다.
저물가 기조가 나타나는 것은 중국 내 소비 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전망치(4%)를 크게 하회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둔화된 상황에서 단지 정책이 리오프닝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저축이 소비로 이어지긴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선 한국이 수출하는 중간재의 약 75%가 중국 내수에, 나머지 25% 정도가 제3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수입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중국 해관 분류상 ‘주요 국가·지역’ 23곳 중 가장 높은 24.9%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반등 시점이 늦춰지면서 ‘중국 기대’는 ‘중국 우려’로 바뀌는 분위기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돌파구의 하나로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업종별 수출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무역금용·마케팅·해외인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품목·지역 다변화 등 구조적 수출 대책도 보완해 추가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