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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D쇼크에도 긴축 종료 없을 듯…내주 잭슨홀 미팅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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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은 뜨거운 경기가 이어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돌아오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 증시는 하락하고, 원화값도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발 부동산 위기를 촉발한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단지. [AFP=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은 뜨거운 경기가 이어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돌아오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 증시는 하락하고, 원화값도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발 부동산 위기를 촉발한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단지. [AFP=연합뉴스]

중국과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누그러진 듯했던 ‘킹달러’(달러화 초강세)의 기세도 강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1973년=100)는 16일(현지시간) 103.4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중순 99까지 떨어진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몰린 데다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며 엔화도 강세로 돌아서지 못한 영향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으로 인해 아시아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원화는 이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등 변수가 많지만 원화가 단기간 내에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만큼 원화가치가 달러당 1360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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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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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의 눈은 오는 24~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으로 쏠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찬회인 잭슨홀 미팅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행보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긴축 메시지가 이어지며 원화값이 급락하는 등 후폭풍을 겪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 같다”며 “추가적인 시장금리 상승은 없더라도 잭슨홀 미팅이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 금리가 더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현재의 장기물 금리 수준을 정점으로 보지 않는다”며 “향후 10년간 국채 10년물 금리가 평균 연 4.75% 수준을 나타내거나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고물가 장기화와 미국의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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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애크먼도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단기간 내에 연 5.5%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6일 기준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연 4.38%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위험자산인 주식, 다른 국가의 통화 등에 대한 투자 매력을 줄이게 된다.

다만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압력이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티파니 윌딩 이코노미스트는 16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재고 증가로 중국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중국의 지속적 디플레이션이 선진국 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모는 2022년 154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중국은 미국에도 주요한 수출 시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14일 “중국 경제 둔화는 아시아 국가들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겠지만,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경제위기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헝다그룹 파산 위기 때도 연쇄 부도설이 나왔지만 3년이 되도록 그런 일은 없었다”며 “비구이위안도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 생긴 문제여서 중국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어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은석 한국은행 중국경제팀장도 “중국 정부가 부동산 위기가 아주 악화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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