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선언했다. 전장은 인공지능(AI), 실탄은 5조엔(약 45조원)이다. 임전(臨戰)의 다짐은 ‘AI 혁명 시대,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건축가가 되겠다’는 것. 거액의 누적 적자로 한동안 수비 태세였던 그룹에 AI 총공격을 지시하며, ‘다시 한 번, 뜻을 높게!’를 외친 셈이다.
무슨 일이야
손 회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성적인 동물’이라는 인류의 정의가 AI로 인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내에 AI가 인류 지성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오고, 인간의 1만 배 능력을 가진 AI가 등장한다는 것.
후계자 안 둬…AI 혁명에 창의력 쏟겠다
손 회장에게 창의력의 시작은 발명이다. 19세 때 다국어 번역기를 발명하고 이를 샤프에 매각해 창업 종잣돈을 마련했던 그는 이날 “지난 8개월 간 다시 발명에 몰입했다”고 소개했다.AI 관련 발명 630건을 직접 했고, 대개는 쓸모없는 것이지만 개중에는 인류에 큰 영향을 줄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선 사내에서 생성 AI 활용 공모전을 매달 열 예정이고, 첫 대회에서 10일 만에 제안서 5만2000건이 접수돼 놀라웠다고도 소개했다.
손 회장은 “컴퓨팅의 정의가 계산에서 암기, 검색을 거쳐 추론(infer)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AI는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이동이나 자연재해 방지 같은, 인류의 난제를 풀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나는 정말 재미있다”며 현재로선 후계자를 두지 않고 있고, 은퇴 계획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챗GPT와 밤낮 대화, 샘 알트먼과 협력도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에 대해서는 “통찰력과 아름다운 마음 가진 위대한 인물”이라며 “AI 규제는 필요하다”는 올트먼 입장에 동의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2일 방일한 올트먼도 일본 기자들에게 “손정의 회장은 오랜 친구”라며 “소프트뱅크그룹과의 AI 협력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한 바 있다.
믿는 구석은 ARM
ARM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원) 조달을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2016년 ARM을 234억 파운드(약 36조원)에 인수했다.
비전펀드, AI 기업 투자 집중할 것
손 회장은 비전펀드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AI 시대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되는 회사에 투자했다”라며“비전펀드의 500여 개 포트폴리오 중 몇 개는 찾았다고 생각하며, 그중 대단한 성공을 이룰 기업이 여럿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