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K푸드 성공 노하우
외식 프랜차이즈 A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K푸드 기업이 지난 수십 년간 해외 시장을 노크하면서 현지의 식(食)문화는 물론 기후 여건이나 종교·법률 이슈를 극복한 노하우 중 하나다.
예컨대 소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나라에 ‘소고기 조미료’가 원료로 들어가면 통관부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식 기업 B사는 “이럴 때는 국내에서 소고기를 뺀 재료로 1차 조합을 한 뒤, 현지에서 대체 식재료를 구해 1차 소스에 혼합해 완성한다”고 소개했다.
주요 식품 기업도 해외 진출 초기 브랜드 인지도가 낮던 시절 유통 채널을 뚫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CJ제일제당은 영업사원이 마트 바이어를 만나기조차 쉽지 않던 2000년대 초반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현지인에 맞춘 제품으로 판로를 열었다. 최근에는 미국 핫소스 시장을 겨냥해 고추장을 현지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갓츄(GOTCHU·고추장 핫소스)’ 등을 내놓았다.
대상은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의 대표적인 유통 업체인 룰루에 청정원 고추장·된장·쌈장 등을 입점시켰다.
해외 시장은 상권별 특징이나 고객층의 성향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외식 업체인 D사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에 입점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쇼핑몰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인지도가 낮으면 핵심 상권에 있는 쇼핑몰은 입점하기 힘들다”며 “이제는 사업 초기에는 상가 복합건물·오피스에 들어가 인지도를 높인 후 핵심 상권으로 진입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해 시장을 키운 사례도 있다. 인구 5만5000명의 소국인 서사모아에선 연 300만 개 이상의 ‘육개장 사발면’이 팔리고 있다. 한 해에 국민 1인당 54.5개꼴로 소비하는 셈이다. 지금도 한 해 10% 안팎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1990년대 초 원양어선을 타던 한국인이 라면을 전파하면서 시장이 만들어졌다. 우연한 기회로 시장이 열렸고, 그 이후 현지의 호응을 감지하면서 주요 수출처로 키웠다.